학창시절을 생각해보면,
왜 선생님이란 사람들에게 기죽고 있었을까?
왜 내 생각을 떳떳이 그들에게 말하지 못했을까?
무엇보다 나는 왜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대로 배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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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시간에 성선설, 성악설을 배우던 시간이었다.
친절히 선생님은 전 시간에 배울 내용을 미리 읽어오라는 숙제를 내주었었다.
그리고 당일 수업시간에 숙제검사 및 진도를 자연스럽게 나갈겸 물어보시더라,
“24번, 인간은 성선설에 가까울까? 성악설일까?”
그 때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게 무엇이었는지 아나?
지금은 기억도 못하는 성선설은 누가 주장하고, 성악설은 누가 주장했지,
이런 생각만 머리 속에 떠오르더라. 벙어리처럼 아무 대답도 못했다.
언어시간이었다.
수능을 앞두고 문제풀이만 하던 때였다. 문학작품 예시로 정지용님의 향수가 있었다.
어릴 때 기억과 비슷하고 단어가 예뻐서 많이 좋아했었다. 가끔은 혼자 암송하기도 했다.
그때도 마찬가지로 책상에 앉아 혼자 조용히 향수를 머릿속에 그리며 읽고 있었다.
“끝에서 앞으로 두 번째, 2번 답 뭐지?”
답을 못하니, “정신차려 임마! 그래서 대학 가겠어?” 뭐 이런 말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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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로 미리 책 읽어왔어, 예습해왔단 말이야~ 누가 뭘 주장했고, 뭘 주장했는지 표로 된 걸 외워왔는데, 왜 갑자기 그런걸 물어보는데? 매번 하던대로, 그러니까 수능에 나올 것처럼 일목요연하게 머리 속에 정리해 왔는데, 갑자기 왜 그렇게 물어보는데? 답만 맞추고 OMR카드에 잘 마킹만 하면 되잖아, 왜 내 생각을 물어보는데...
내가 좋아하는 시 나와서, 조용히 읽고, 건조한 수업시간에 잠시 단비같은 옛 추억에 빠져들었는데, 대학이라면서~ 꼭 그렇게 말했어야했어? 나를 표본으로 모두에게 정신 차리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던 거 아니었어? 정말 좋아하는 정지용님의 향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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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이름은 기억이 안나지만 윤리선생님이 내게 물어봤던 질문은 옳음에 가까웠다. 난 그 질문에 나만의 생각을 대답할 수 있어야 했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내 잘못인지 모르겠다... 내가 정말 모자라서 대답을 못 한건지... 정말 모르겠다... 4~5년동안 외우던 습관이 전적으로 내 잘못인지... 외우기만 한 내가 잘못된건지... 나만의 생각을 가지지 못했던게... 정말 내 잘못인지 모르겠다...
국어선생님이 내게 했던 “정신차려!! 임마!” 이 말은 전적으로 틀렸다. 그 때 내가 향수를 머릿속에 그리듯이, 음미하면서 마음속에 따뜻한 기운을 느끼면서 읽었던 것이 정신 차린 거였다. 난 진심으로 정신차리고 시를 배우고 있었고 시의 본질에 가까운 순간이었다. 힘들던 시기에 난 시로 치유되고 있었던 순간이었다. 지금 난 그 순간이 너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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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윤리시간..
절대 다시 올리 없지만... 윤리선생님한테 또박또박 대답하고 싶다.
“전 우리 모두가 착한 마음을 태어났을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지금 제 옆에 졸고있는 짝꿍도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 같고, 물어보신 선생님도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엄마, 아빠가 태어났을 때도 착한 마음으로 태어났고, 그렇게 꽃다운 나이가 되어 서로 착한 마음을 가지고 결혼했을 것 같고, 그리고 착한 마음을 가진 절 낳은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저 역시 제 자식을 나면 분명히 착한 마음을 가지고 태어났을 거라 믿고 싶습니다. 당연히 착한 마음을 가진 제 아내랑 말이죠”
이렇게 대답 못한 그때의 내가 불쌍하고, 이 글을 쓰는 지금의 내가 불쌍하다.
휴우~ 책 읽자, 책 많이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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